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에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면서 증시의 상단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잇달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7.28포인트(1.43%) 오른 4056.41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3952억원 순매도를 보였지만 기관이 3721억원의왕출장샵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지수가 가까스로 반등했다. 외국인은 막판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26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세에 장중 한때 코스피는 4000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1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28p(1.43%) 오른 4,056.41에, 코스닥은 5.04p(0.55%) 내린 911.07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8원 오른 1,479.8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이 점점 발을 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조8200억원을 팔고 떠났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은 이 기간에만 2조2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피는 지난달 3일 4200선을 돌파한 이후 상단이 제한되면서 3900~4100선을 등락하고 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 종가보다 2.8원 오른 1479.8원에 마감했다. 오후 12시30분에는 3.1원 오른 1480.1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불안감이 확산한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이다.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선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구조여서 투자 기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외국인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원화 가치 하락을 상쇄할 정도의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환율이 움직이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자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 기업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환 헤지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15일에는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교환) 계약을 1년 연장한다고도 발표했다.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이날 실제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해 "위기라고 말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했다.그는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내부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극명히 갈린다"며 "성장 양극화 등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내년에도 환율이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환율의 물가 전가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2% 중반대로 올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환율은 금융 시스템 차원의 위기는 아니지만 물가와 양극화 측면에서는 분명한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이날 코스닥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3100억원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2500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전일 대비 0.55% 하락한 911.07에 장을 마감했다.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는 진정 중이고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시장이 약할 때는 환율 상승만으로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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